"영화 ‘고양이 케디(Kedi)’ 는 이스탄불의 거리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도시·인간·공존을 탐구하는 다큐멘터리이다. 우리나라도 길 고양이들이 많고 자치구별로 길냥이 들을 보호하고 개체수 조절 정책을 쓰기도 하는데 터키의 길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 '고양이 케디 (Kedi)’에 대해 리뷰해 본다.

1. 고양이의 도시, 이스탄불 — 공존의 문화가 만든 특별한 풍경
영화 고양이 케디(Kedi)는 터키 이스탄불의 독특한 고양이 문화에서 출발한다. 이스탄불은 수백 년 동안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온 도시로, 고양이는 한국처럼 단순한 유기동물이 아니라 그 도시 구성원이며 도시민들의 삶의 한 부분으로 여겨진다. 카페 앞에서 사람을 지켜보는 고양이, 항구 근처에서 생선을 얻어먹는 고양이, 시장을 지키는 고양이 등 다양한 모습은 이스탄불이 고양이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임을 보여준다. 영화는 이들이 단지 길을 떠도는 존재가 아니라,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도시 생태계를 함께 구성하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또한 카메라는 고양이의 시선에 맞춰 도시를 낮은 시각에서 바라보며, 우리가 평소 보지 못했던 골목의 결, 시장의 소리, 항구의 바람 등을 세밀하게 포착한다. 고양이들이 벽을 따라 걷는 순간, 시장 상인들이 “이 친구는 우리 가족”이라며 고양이를 챙기는 장면, 아이들이 고양이에게 손을 내밀며 미소 짓는 장면은 이스탄불에서 고양이와 인간이 공존하며 서로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공존 문화는 종교·역사·도시 구조와 맞물려 더욱 깊이를 갖는다. 터키 사람들은 고양이를 신의 선물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고, 도시는 오래된 건물과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고양이가 머물 공간이 많다. 즉, 고양이는 이 도시의 자연스러운 일부이며, 이스탄불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생명체다. 영화는 이 독특한 도시 문화를 따뜻한 시선으로 기록한다. 고양이가 한 도시의 정체성의 일부가 되기까지 그것을 위해 인식을 변화시키고 함께 공존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2. 일곱 마리 고양이가 들려주는 도시의 이야기
영화는 일곱 마리 고양이를 중심으로 이스탄불의 다양한 공간을 연결한다. 각각의 고양이는 고유한 개성과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살아가는 공간은 도시의 최신 풍경뿐 아니라 사회적 구조, 인간 관계, 도시의 정서까지 반영한다. 어떤 고양이는 항구의 어부들과 함께 생활하며 바다 냄새와 생선 냄새를 따라 움직이고, 또 다른 고양이는 번화가에서 사람들의 손길을 받으며 마치 지역 연예인처럼 사랑을 독차지한다. 시장을 지키는 고양이는 상인들의 터전을 함께 지키는 역할을 하며, 길거리에서 아이들과 교감하는 고양이는 도시의 따뜻함을 상징한다. 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고양이를 관찰하는 방식이다. 카메라는 그들의 이동 동선을 따라가면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도시의 숨겨진 공간을 보여준다. 높은 지붕, 좁은 틈, 도시의 어두운 밤거리, 새벽 어시장 등 고양이가 지나가는 길은 곧 이스탄불의 또 다른 얼굴이다. 그리고 이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고양이를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본다. 어떤 이는 고양이를 통해 위로받고, 어떤 이는 고양이에게 간식을 챙겨주며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각 고양이의 이야기는 도시의 다양한 삶을 비추는 작은 거울과도 같다. 부유층·노동자·상인·예술가 등 서로 다른 사람들이 고양이와 교감하는 모습은 이스탄불이 가진 따뜻함과 유연함, 그리고 생명에 대한 관용을 보여준다. 영화는 고양이를 통해 도시의 다층적인 인간 사회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고양이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도시의 스토리텔러임을 보여준다. 고양이의 이동을 따라다니며 고양이의 개성과 각 고양이들의 성격이 다름을 영화에 담아내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그것을 담아내는 것이 이 영화의 재미의 한 요소인 것 같다.
3.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다시 묻다 — 도시가 품은 생명의 의미
영화 고양이 케디는 고양이를 사랑스럽게 담아낸 다큐멘터리를 넘어,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성찰을 제시한다. 고양이는 인간의 돌봄을 받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간에게 영향을 주는 존재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치유, 위로, 동행의 의미를 전하고, 도시의 외로운 삶 속에서 작은 숨을 틔워주는 존재가 된다. 인터뷰 속 시민들은 “고양이는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고양이는 우리에게 삶의 기쁨을 가르쳐준다”고 말하며, 이 관계가 일방적인 보호가 아니라 상호적인 교감임을 보여준다. 영화는 또한 도시의 급격한 변화와 개발 속에서 고양이가 있어야 할 공간이 사라지는 문제도 은근히 보여준다. 아파트와 고층 건물이 늘어날수록 골목의 온기와 작은 쉼터는 줄어든다. 그럼에도 이스탄불 시민들은 여전히 고양이에게 물과 먹이를 주며, 도심 곳곳에 쉼터를 만들고, 고양이가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한다. 이는 단순한 동물 보호 문화가 아니라, 도시가 생명을 대하는 태도를 상징한다. 결국 케디가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지만, 도시가 살아 숨 쉬기 위해서는 인간 이외의 생명도 함께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양이들은 이스탄불을 살아 있는 도시로 만드는 조용한 동반자이며, 그들의 존재는 도시의 온도와 인간의 삶을 따뜻하게 밝혀준다. 영화는 관객에게 “당신의 도시에도 이런 존재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영화 고양이 케디는 이스탄불을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시선을 통해 도시의 다양한 삶, 인간과 생명의 공존, 그리고 공동체의 따뜻함을 기록한 아름다운 다큐멘터리다. 고양이는 도시의 그림자 같은 존재가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생명체임을 영화는 깊고 섬세하게 보여준다. 인간이 중심이 되고 인간의 생각대로 환경과 생물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같이 공존하며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고 공생하는 모습을 잘 표현해 준 영화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