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날, 바다’는 세월호 침몰 이후 공개된 데이터와 관계자들의 진술을 분석해 사건의 원인과 국가의 책임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날'을 기억한다. TV화면 속에서 그 바다를 보게 되었다. 커다란 배가 기울어져 아무 소리조차 외치지 못하고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모습을 말이다. 참으로 마음이 먹먹한 기억이다. 꽃 같은 아이들이 그처럼 어처구니없이 바닷속으로 빠지고 있었던 그 기억은 참으로 참담한 기억이다.

1. 2014년 4월 16일 — 멈춰버린 시간
영화 그날, 바다는 2014년 4월 16일 아침,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제주도라는 멋진 섬으로 행복하고 기대에 찬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던 세월호가 바다 위에서 침몰한 순간에서 출발한다. 설렘과 웃음으로 가득했을 배 안의 아이들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재난의 한가운데에 놓이게 된다. 영화는 참사의 장면을 감정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그날의 시간 흐름을 차분하게 되짚으며 사건의 비극성을 더욱 또렷하게 드러낸다. 세월호는 왜 그렇게 빠르게 기울었는지, 구조는 왜 제때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그리고 수많은 생명은 왜 바다에 남겨질 수밖에 없었는지. 영화는 이 질문들을 하나씩 하나씩 차분하게 꺼내 놓으며, ‘사고’라는 짦은 단어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공백을 마주하게 한다. 그날 이후 시간은 너무나 많이 흘렀지만, 진실은 결론 나지 않았고 그것을 향한 질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어떤 것을 보며 우리가 판단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단 한 가지 그날이 얼마나 치명적인 상처를 남겼고 지금도 그 멈춘 시간 속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그날에 우리는 참으로 마음이 아팠고 교육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정말 충격이었고 부모들에게는 죽고 싶은 '그날 바다' 인 것이다.
2. 엇갈린 진술과 데이터 —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그날, 바다의 핵심은 세월호 침몰 이후 진행된 부정확한 조사와 그 과정에서 드러난 수도 없이 많은 앞 뒤가 맞지 않는 불일치에 있다. 영화는 선원과 관계자들의 진술, 정부가 공개한 항적 데이터, AIS 기록 등을 비교 분석하며 의문점을 제기한다. 공식 발표와 실제 데이터 사이의 간극은 사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믿지 못하게 한다. 영화는 누군가를 지정하거나 특정 음모를 단정하지 않다. 대신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질문을 던지며 객관성을 유지하려 한다. 왜 중요한 정보는 뒤늦게서야 공개되었는가, 왜 일부 기록은 자세한 설명 없이 누락되었는가. 이 과정에서 관객은 진실이 단순히 숨겨진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묻히고 먼지가 쌓이듯 흐려졌을 가능성을 마주하게 된다. 드러나야 할 진실이 누구도 밝힐 수 없도록 미궁에 빠진 이유는 작고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누군가에 의한 구조적인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이 영화 전반에 흐른다. 진실을 좇아가다 보면 진실을 덮으려는 손길들을 마주한다. 진실을 따른다고 해서 진실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진실 옆에 붙어 그것을 흐리게 하려는 거짓도 함께 존재한다. 과연 진짜 진실을 어디에 있을지 궁금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3. 기억과 책임 — 바다는 모든 것을 말하지 않는다
영화의 후반부는 사건을 바라보는 사회와 진실을 궁금해하는 자의 태도로 시선을 옮긴다. 시간이 흐르며 참사는 점점 과거의 뉴스로 밀려나고, 진상 규명에 대한 관심 역시 점차 줄어든다. 그날, 바다는 이러한 망각이 피해자들에게는 또 다른 폭력일 수 있음을 지적한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종결은, 남겨진 이들에게 또 한 번의 상실을 안긴다. 이 작품은 바다가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바다는 지금도 여전히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답하지 않는 쪽은 인간과 사회라는 점을 강조한다. 영화는 관객에게 사건을 ‘기억하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이해하고 책임을 묻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요구한다. 바다는 지금도 그날을 인간들에게 기억하고 솔직하라고 외칠지 모른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즐겁고 설렘에 가득한 수학여행의 즐거움이 넘치던 그 배안에서 우리의 아이들은 사고의 순간 어떤 마음이었을지 생각해 본다. 그날, 바다는 애도의 영화이자 기록의 영화다. 이 다큐멘터리는 진실을 밝히는 일이 희생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다시는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사회적 의무임을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한다. 영화 그날, 바다는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데이터와 진술의 불일치를 통해 진실에 접근하려는 다큐멘터리다. 이 작품은 바다에 가라앉은 것이 아이들만이 아니라, 책임과 진실이었음을 상기시키며 끝까지 질문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