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의료제도만큼 잘 된 나라는 없는 것 같다. 응급상황에서도 구급차를 불러도 무료이고 의료체계가 너무나 잘 잡혔다는 건 너무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러운 일인 것 같다. 의료비용도 사회주의 국가를 제외하고 가장 지원이 잘 되는 나라 중 하나인 것 같다. 영화 ‘식코’는 마이클 무어가 미국 의료 제도의 구조적 문제와 불평등을 폭로하며 의료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1. 보이지 않던 현실 — 미국 의료 제도의 민낯
영화 식코는 세계적으로 최고라 불리우는 수준의 훌륭한 의료 기술을 보유한 국가로 알려진 강대국 미국의 이면을 파헤친다. 마이클 무어는 응급한 상황에서도 보장받을 보험이 없거나 보장받을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는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치료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미국의 의료 제도가 의료적 혜택을 받아야 할 얼마나 많은 이들을 배제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영화는 한쪽의 이면만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외가 아니라, 흔하게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현실임을 강조한다. 보험 약관의 작은 문구 하나가 생명과 직결되고, 병원은 환자의 상태를 고려 하기보다 치료비용의 지불 능력을 먼저 확인한다. 이러한 의료 구조 속에서 의료는 공공재적인 서비스가 아닌 철저한 상품으로 기능한다. 영화는 이 모순을 날카롭고도 냉정하게 드러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의료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치료받아야 할 상황에서 치료비를 낼 수 있는 상황인지가 먼저이고 생명이 경제상황보다 뒤로 물러나는 현실이 생명을 살리는 일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세계적인 나라 미국은 왜 이런 의료제도를 택하게 된 것인지 생각해 볼 만하다.
2. 시스템을 향한 질문 —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식코는 의료제도로 인해 받는 개인의 불행만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의 원인을 미국이 가진 의료 시스템에서 찾는다. 마이클 무어는 보험회사, 병원, 정부의 관계를 조용히 추적하며, 이들이 어떻게 이윤 중심의 구조를 구축하고 유지해왔는지를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의료 사고나 치료 거부가 단순한 실수가 절대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는 의료제도의 구조적 결과임을 분명히 한다. 영화는 다른 국가들이 시행하는 의료 제도와의 비교를 통해 대안을 제시한다.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의 공공 의료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지만, 최소한 환자의 치료를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 나라마다 가진 의료제도를 통한 이러한 비교는 미국 의료 제도가 선택의 문제이지, 불가피한 현실이 아님을 드러낸다. 이윤 중심의 의료는 의료기관이 기업이 되는 것과 유사한 문제인 것 같다. 사람을 질병에서 이기게 도와주고 생명을 지켜내는 일을 책임감으로 가진 의료인들에게 자신들이 가진 사명보다 이윤을 먼저 생각한다면 정말 응급하고 간절하게 치료받아야 할 상황에서 이윤추구는 커다란 문제로 여겨질 수 있다. 다른 나라의 의료시스템과 비교하며 객관성을 유지하며 그 책임을 찾아가는 일도 중요한 것 같다.
3. 분노와 연대 — 다큐멘터리의 힘
식코는 마이클 무어가 가진 특유의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연출로 관객의 감정을 흔든다.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 뒤에는 곧바로 분노와 허탈함이 뒤따라온다. 이 감정의 진폭은 관객을 그저 바라보고 따라가는 수동적인 관찰자가 아니라,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로 끌어들인다. 영화는 의료 제도의 문제를 특정한 개인이나 이윤 추구 집단의 악의로 단순화하지 않는다. 대신 전체적인 의료 구조를 이해하고, 변화를 외치고 요구하는 시민의 역할을 강조한다. 식코는 질문만을 던지고 끝나버리는 영화가 아니라, 연대와 행동의 필요성을 새롭게 환기하는 작품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저 미국 사회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의료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평범하고 보편적인 고민을 제시한다. 영화 식코는 미국 의료 제도의 어두운 현실을 통해 의료가 사고파는 상품이 아닌 지극히 기본적인 권리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다큐멘터리다. 이 작품은 드러내기에는 불편하지만 반드시 꼭 마주해야 할 질문을 관객에게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