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Ennio: The Maestro)’는 전설적인 작곡가 엔니오 모리꼬네의 삶과 음악 세계를 동료 음악가와 영화인들의 증언을 통해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다. 음악의 거장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나게 되어 반갑고 음악으로 행복함을 느끼게 해 준 영화를 리뷰한다.

1. 로마의 소년에서 거장으로 —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적 여정
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난 엔니오 모리꼬네의 어린 시절부터 세계적인 작곡가로 성장하기까지의 여정을 차분히 따라간다. 트럼펫 연주자였던 음악가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나이에 음악을 접한 그는,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에서 엄격한 클래식 교육을 받으며 어린나이에 작곡가로서의 기초를 다졌다. 이 어린 시기의 경험은 훗날 그가 성장하여 영화 음악을 만들 때에도 형식적 완성도와 실험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다. 영화는 모리꼬네가 단순히 영화 음악 작곡가로 분류되기를 거부했던 태도를 강조한다. 그는 언제나 자신을 ‘절대 음악’을 공부한 작곡가로 인식했으며, 영화 음악 역시 단지 음악이 아닌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로 접근했다. 이 철학은 서부극, 범죄 영화, 멜로, 종교 영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독창적인 사운드를 창조하게 만든 핵심 요소였다. 초기에 겪었던 엔니오 모리꼬네의 시행착오와 음악계에서의 그를 바라보는 냉담한 시선 역시 솔직하게 다뤄지며, 거장도 수많은 거절과 오해를 견뎌야 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기만의 길을 개척할 때 누구나 호의적일 수 없듯 엔니오 모리꼬네 역시 그 험난한 시선을 견뎌내며 더 성장하는 시간을 보냈고 그것은 음악으로 나타났다.
2. 영화와 음악의 새로운 관계 — 장르를 초월한 혁신
엔니오 모리꼬네를 세계적인 거장으로 만든 가장 큰 결정적 계기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과의 협업이다. 영화는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등 스파게티 웨스턴 명작들을 통해, 그가 영화 음악의 문법을 어떻게 뒤바꾸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휘파람, 채찍 소리, 종소리, 인간의 목소리까지도 음악의 일부로 끌어들인 그의 방식은 당시로서는 너무나 혁명적이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단순히 유명한 음악을 나열하지 않고, 그 음악이 영화 서사와 감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분석한다. 모리꼬네의 음악은 배경음악이 아니라 또 하나의 주인공처럼 작동하며, 때로는 대사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세계적인 감독들과 음악가들은 인터뷰를 통해 “모리꼬네의 음악이 없었다면 영화의 정체성 자체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하며, 그의 영향력을 증언한다. 영화는 또한 그가 상업성과 예술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모색했던 과정을 보여준다. 실험적인 현대 음악과 대중적 멜로디를 동시에 추구한 그의 태도는 영화 음악을 단순한 부속물에서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음악으로 자신의 입지를 정확히 하며 그의 영향력을 보여준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적 삶이 존경스럽다.
3. 음악으로 남은 삶 — 마에스트로의 유산
영화의 후반부는 엔니오 모리꼬네가 남긴 음악적 유산과 인간적 면모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수백 편이 넘는 영화 음악을 작곡했음에도, 매 작품을 처음 쓰는 마음으로 대했다고 회상된다. 철저한 규율 속에서 작업했고, 영감에만 의존하지 않는 성실함을 평생 유지했다는 증언들은 그가 왜 오랫동안 최고의 자리에 머물 수 있었는지를 설명한다. 동시대와 후대의 세계적인 음악가들은 모리꼬네의 음악이 장르와 세대를 넘어 여전히 울림을 갖는 이유를 이야기한다. 그의 선율은 특정 장면을 넘어, 인간의 기억과 감정을 직접 자극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다큐멘터리는 콘서트 장면과 관객들의 반응을 통해, 그의 음악이 영화관을 넘어 공연장과 일상의 감정 속으로 스며들었음을 보여준다.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는 결국 한 예술가의 전기가 아니라, 음악이 어떻게 삶과 시간을 초월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기록이다. 모리꼬네의 삶은 소리로 쓰인 하나의 장대한 악보이며, 그가 남긴 멜로디는 앞으로도 수많은 영화와 인생의 장면 속에서 계속 연주될 것이다. 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 인생을 통해 영화와 음악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한 거장의 발자취를 되짚는다. 이 작품은 한 작곡가의 업적을 넘어, 음악이 인간의 기억과 감정을 어떻게 영원히 붙잡아 두는지를 깊이 있게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규율과 성실함, 영감에만 의존하지 않고 매번 처음 음악을 쓰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한 자세는 매우 의미있게 다가오며 살아가는 모든 순간 속에서 주어지는 것들에 매몰되지 않고 늘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하는 정신을 엔니오 모리꼬네를 통해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