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첫 번째 키스>는 2025년 개봉한 츠카하라 아유코 감독, 사카모토 유지 각본의 시간여행을 주제로 한 로맨스 작품으로, 시간의 비틀림을 로맨틱한 감정선과 결부해 ‘기억·선택·첫사랑’의 의미를 새롭게 재조명합니다. 이 글은 이야기의 구성과 스토리 요약, 작품 특성(각본·연출·시간장치)과 관점 정리를 중심으로 해서 분석합니다.
간단한 줄거리 요약 (스포일러 최소화)
영화의 주인공 미나(가명)는 평범한 일상을 살던 중 옛 연인의 편지를 발견하고, 그 편지와 연결된 오래된 시계를 통해 과거의 특정 시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시간여행은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바꾸는 장치가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감정에 직결된 ‘짧은 순간’들—첫 데이트, 처음 다툼, 첫 번째 키스—에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미나는 자신의 과거의 실수를 고치려 하지만, 작은 수정이 현재의 관계성과 스스로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킵니다. 이야기는 ‘원래 가지고 있던 기억’과 ‘변경된 기억’이 교차하는 가운데 두 사람의 감정선이 어떻게 흔들리고 회복되는지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영화의 결말은 완전한 시간의 복원이나 비극적 희생을 택하지 않고, ‘지금의 선택’을 수용하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열어두어 감정적 여운을 남깁니다.
구조와 리듬과 주요 모티프와 장치
<첫번째 키스>는 비교적 전통적인 3막의 구조를 기반으로 하되, 시간여행 장치를 국소적이고 규칙적으로 제한해 이야기 전개 서사의 리듬을 정교하게 조절합니다. 1막은 인물의 설정과 감정적인 결핍을 드러내는 도입부—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소품(편지, 시계)을 통해 관객에게 두 세계의 연결점을 제시합니다. 2막은 시간여행에 대한 규칙이 밝혀지면서 ‘수정 시도’와 그것에 따른 예기치 않은 결과들이 누적되는 갈등의 장이 열립니다. 이 구간에서 플래시백과 현재 장면의 편집이 교차하며 기억의 신뢰도가 흔들립니다. 3막은 내적 결단과 관계회복의 장으로, 대규모 반전 대신 인물의 심리적 결단(용서, 수용, 현재의 선택)이 중심이 되어 감정적 클라이맥스를 만듭니다. 전체적으로 서사는 ‘큰 사건’보다 ‘작은 순간들의 연쇄’로 긴장을 만들어내며, 시간여행을 통해 드러나는 감정의 세밀한 변화가 이야기의 핵심 동력입니다. 영화는 몇 가지 반복되는 모티프(시계, 첫 번째 키스의 장소, 편지 문구)를 통해 기억과 시간의 테마를 시각화합니다. 시계는 단순히 이동의 수단이 아니라 ‘선택 가능한 과거의 창’으로 기능하며, 그 규칙성(몇 분/몇 장면만 되돌아갈 수 있다)은 서사의 긴장감을 잘 보존합니다. 편지는 기억을 자극하는 트리거로 작동해 주인공의 현재 행동을 촉발시키고, 첫 번째 키스의 장소는 감정적 기준점(기준시간/기준감정)으로 반복 등장하여 관객의 감정 기억을 고정시킵니다. 전개는 작은 성공—사소한 오해를 풀거나 위로하는 장면—와 그로 인한 전혀 예상치도 못한 부작용이 번갈아 나타나며, 시간의 조작이 가져오는 윤리적 질문(누구의 기억을 바꿀 권리가 있는가?)을 자연스럽게 문제를 제기합니다.
작품 특성: 각본과 연출의 결합
사카모토 유지의 각본은 시간여행을 감정의 도구로 규정하고,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인간적인 동기와 규칙성에 초점을 맞춥니다. 각본은 지나친 복잡함을 피하고 ‘감정의 인과관계’에 집중함으로써 관객이 인물의 선택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의 대사는 간결하고 감정의 공백을 허용하는 여백이 많아, 비언어적 순간—눈빛, 침묵, 작은 손짓—이 아주 큰 의미를 갖게 됩니다. 플롯은 미묘한 아이러니(좋아 보이는 수정이 오히려 관계를 붕괴시킴)를 자주 사용하여 ‘선의의 결과가 항상 선한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드러냅니다. 츠카하라 아유코의 연출은 시간의 흐름과 정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치밀합니다. 색채는 장면과 장면을 차별하여 과거 장면에는 약간의 필터를 적용해 따뜻하거나 투명한 톤을 부여하고, 현재를 나타내는 장면에서는 보다 사실적인 색감을 유지합니다. 카메라는 근접 촬영과 정적인 구성으로 감정의 미세한 파동을 포착하며, 편집은 회상과 현실을 부드럽게 넘나들어 관객이 시간의 이동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또한 작은 소품을 이용하고 공간 배치(첫 번째 키스가 일어난 장소의 소리, 조명 변화)를 반복 사용함으로써 감정적 기준점을 상징적으로 강화합니다.
시간여행 장치의 윤리와 감정적 효과 그리고 관점 정리
이 영화가 주는 흥미로운 지점은 시간여행을 ‘도구’가 아니라 ‘윤리적 시험대’로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미나가 과거를 고치는 행위는 타인의 자유의지와 기억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파급효과는 그녀 자신뿐 아니라 주변인들의 정체성에도 영향을 줍니다. 작품은 이러한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고민을 감성적 레벨로 더욱 승화시키는데, 관객은 ‘더 나은 결말’을 얻기 위해 어떤 기억을 지우거나 바꿀 수 있는지 스스로 묻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시간여행은 두 인물의 관계를 시험하는 장치로 쓰이며, 결국 관객에게 ‘기억을 가진 채로 살아가기’의 가치를 묻습니다. <첫 번째 키스>는 결국 ‘첫사랑의 이상화’와 ‘지금의 선택’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과거를 되돌려 이상적인 순간을 되찾는 판타지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그 판타지가 현재의 삶과 관계를 어떻게 왜곡할 수 있는지를 드러냅니다. 츠카하라의 연출과 사카모토의 각본은 협업을 통해 감정의 정교한 기하학을 구성—소소한 행동 하나가 시간의 파동을 만들고, 그 파동은 결국 인물들의 자아와 관계를 재형성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관객이 작품에서 얻을 수 있는 핵심 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억은 아무리 고쳐 써도 완전하게 없애거나 지울 수 없는 흔적을 꼭 남기며, 가장 진실한 변화는 지금까지 지내온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선택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 키스>는 시간여행이라는 장치를 로맨스의 감정적 밀도와 결합시켜, ‘기억’과 ‘선택’에 관한 세련된 성찰을 보여줍니다. 과학적 메커니즘보다 인간적 동기에 집중한 각본, 그리고 미세한 감정선을 포착하는 연출은 이 작품을 단순한 장르물 이상의 것으로 만들며, 관객에게 오래 남는 여운과 질문을 던집니다. 시간여행 로맨스라는 평범하고 익숙한 틀 안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감정적 진실을 탐구한 작품으로 추천할 만합니다. 평범한 로맨스보다 시간여행을 함께 하며 로맨스라는 설렘과 윤리적 관점을 함께 제시하는 '첫번째 키스' 꼭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