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도 처음엔 야구를 그저 지루한 스포츠라고 생각했습니다. 2년 전 퇴근길에 우연히 들른 야구장에서 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는데요. 각자의 응원팀을 향한 열정적인 함성과 그 속에서 느껴지는 소속감이 제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농구를 더 좋아하던 제가 야구의 매력에 빠지게 된 건 그날 밤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1984년 최동원의 이야기는, 제가 느꼈던 그 뜨거운 열기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보여주는 전설 같은 기록이었습니다. ## 7차전까지 5번 등판한 남자 1984년 한국시리즈는 시작 전부터 승부가 정해진 경기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절대 강자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롯데 자이언츠가 우승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죠. 하지만 최동원은 시리즈 시작 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 게임을 다 나가더라도 이길 수 있는 게임은 전부 다 이기고 싶습니다." 실제로 그는 7차전까지 무려 5번을 등판했습니다. 4승 1패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기록하며 완봉승, 완투승, 구원승을 모두 거머쥐었죠. 솔직히 이건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입니다. 전 세계 야구 역사를 통틀어도 유일무이한 기록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스포츠에서 이런 개인의 헌신이 팀 전체를 살리는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 무쇠팔이라는 별명의 의미 금테 안경을 쓴 그의 모습에서 투수보다는 학자 같은 인상을 받았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운드에 오른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죠. 등번호 11번, 부산의 심장이자 불꽃 투혼의 상징. 사람들이 그를 무쇠팔이라 부른 건 단순히 공을 많이 던져서가 아니었습니다. 한 시리즈에서 5번을 등판한다는 건 현대 야구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투수의 어깨와 팔꿈치를 보호하기 위해 구단들이 얼마나 신경 쓰는지 생각해 보면, 그의 기록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알 수 있죠. 제가 야구장에서 봤던 투수들은 5일 로테이션도 힘들어하는데 말입니다.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당시 상황이 지금과 달랐다고 봅니다. 그때는 선수 개인의 희생이 미덕으로 여겨지던 시대였고, 최동원 본인도 "야구가 제 인생"이라고 말할 정도로 마운드에 대한 집착이 강했으니까요. 그의 투혼은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선수 건강 관리 측면에서는 지금의 시스템이 더 낫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 기록이 아닌 기적을 남긴 전설 1984년 한국시리즈는 단순한 우승이 아니었습니다.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우승, 레전드 한국시리즈, 기적 같은 우승. 사람들이 그날을 떠올릴 때 쓰는 표현들입니다. 최동원이 보여준 건 희망, 열정, 도전, 그리고 투혼이었죠. 제가 2년 전 야구장에서 느꼈던 그 힐링의 순간도, 알고 보면 최동원 같은 선수들이 만들어낸 야구 문화 덕분이었을 겁니다. 상대팀에 대한 매너를 보이면서도 자기 팀에 대한 응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 퇴근 후 야구장에서 힘차게 함성을 지르며 스트레스를 푸는 직장인들의 모습은 모두 이런 전설들이 쌓아 올린 문화입니다. 다만 제가 야구장을 직접 경험하며 아쉬웠던 점도 있습니다. 좌석끼리 너무 붙어 있어 불편했고, 경사가 급한 면이 있어 위험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어르신들도 많이 오시는데 그분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시설 보수와 다양한 팬층을 위한 서비스 개선이 이뤄진다면, 최동원 같은 전설들의 이야기가 더 많은 세대에게 전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동원은 2011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10주기를 맞아 그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졌고, 지금도 많은 야구팬들이 그를 그리워합니다. 무쇠팔, 부산의 심장, 최고의 투수. 우리가 그를 부르는 이름은 많지만, 결국 그가 남긴 건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적이었습니다. 야구를 사랑한다면, 아니 스포츠에서 진정한 헌신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1984년 그 가을을 한 번쯤 돌아볼 만합니다. --- 참고: https://namu.wiki/w/1984%20% EC% B5% 9C% EB% 8F%99% EC% 9B%90